누워있으며 나의 부족한 모습들을 보고 깨닫게 된 것도 이 기간동안 얻은 아주 큰 수확이었다. 그래서 생긴 새로운 기도 제목들도 많고~~ ^^
1. 성서가정학교라며?
우리 홈스쿨 이름은 성서가정학교이다.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가르치고, 가족 모두 말씀을 살아내는 것이 우리 홈스쿨의 목표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울 남편이 좋아하는 김교신이 '성서조선'이라는 잡지를 냈었는데, 그 때 김교신이 그랬단다. 정확한 내용은 아니고 얼추 어떤 이는 학문으로 조선을 이롭게 하고 어떤 이는 예술로 조선을 이롭게 하는데, 나는 내 사랑하는 조선에 가장 귀한 성서를 주고자 한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거 같다.
그래서 우리도 우리 아이들에게 학문, 예술도 좋지만 성경을, 말씀을 가르치자라는 취지에서 성서가정학교라고 이름을 지었다.
자 이쯤되면 내가 누워있었을 상황에 잡혀있는 스케줄 가운데 무엇을 해야하는 것인지 그려진다.
아침에 일어나 말씀을 쓰고 읽고 하는 것은 영린이 스스로 하는 것이고, 내가 해주어야 하는 한송이 그림 성경책 읽어주는 것도 들쑥 날쑥, 가정 예배는 저 멀리 가버리고, 성경 연구는 엄두도 못낸 상황에...
내가 하루 잠깐 5, 10분 정도 짬을 낼 수 있는 체력으로 윤영린 피아노 봐주더라... 그리고 매일 영어책 못 읽어주고 있는 상황을 불안해하고 마음 불편해하더라... ^^;
날 향해 한 번 썩소를 날려주었다.
그리고 하나님께 진실하지 못한 나 자신을 내어드리는 시간도 갖고......
아이들이 기쁨과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알아가고, 말씀을 사랑하고, 저희들은 아이들에게 말씀을 잘 가르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던 이전 기도에 아이들에게 말씀을 가르치는 것이 저의 진실한 소망과 소원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가 먼저 되는 기도로 추가되었다.
너무나 크신 하나님의 사랑을 충만히 누리며, 그 사랑에 대한 감격과 감사로 기쁨이 넘치고, 하나님을 사랑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그 말씀에 순종하는 아빠, 엄마, 아이들... 성서가정학교가 되는 소원을 다시 한 번 마음에 품고 기도하게 하신 것이 감사하다. (난 이게 너무 좋더라.. 자신의 연약함,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알고 믿는 사람들의 과정과 결론은 항상 감사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2. 가정 예배
난 매일 아침 일찍 가족 모두가 가정 예배를 하는 가정에서 자랐다. 가정 예배를 너무 귀히 여기고 기뻐하셨던 엄마의 반 강제적인...... ^^; 엄마가 사고로 먼저 가신 그 날에도 엄마는 아빠와 함께 가정 예배를 하고 자식들을 위해 기도하셨을 정도로 엄마의 가정예배에 대한 열정은 남다른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누린 큰 복이었는데, 난 그 복을 복으로 누리지 못했다. '아... 졸린데... 더 자고 싶은데..... 찬송가는 왜 4절까지 있는 거야?'로 예배와 기쁨이 아닌 어서 해야하는 일 떼우기로 여기며 그냥 앉아 있었던 기억들.. 이건 비단 나뿐만 아니라 엄마를 제외한 모든 가족들의 마음일 것 같다는 것을 가족들의 얼굴과 분위기로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누워있기 전의 상황에서는 아이들과 아침 먹기 전에 식탁에서 예배를 드렸다. 기도하고, 찬송가 부르고, 말씀 한 절을 암송하고 (한송이는 그냥 따라 말하게만 하고..), 기도하고 끝.
자, 이 때 분위기는 내 어렸을 때 우리 친정집에서 있었던 분위기와 사뭇 많이 닮아있었다. 그 날 암송해야하는 말씀이 구절이 길면 입이 이렇게 나오는 윤영린 보면 나도 화가 나고...... 이게 무슨 예배... ^^;
나의 어린 시절 가정예배에 대한 경험과 지금 아이들과 드리는 예배의 현실에 어두운 마음과 고민이 나에게 있었었나 보다.
남편과 홈스쿨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남편이 '샥시는 예배에 대해 너무 강박관념이 있는 거 같아.. 그러다 애들이 예배 싫어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라고 울 남편은 우리 부부의 고민으로 얘기를 꺼낸 거였는데, 내가 거기에 버럭했다. 나의 두려움 상처 어두움을 울 남편이 제대로 건드리신 거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남편을 공격하다가 (사실 이때도 알고 있었다. 내가 왜 이리 공격적으로 남편을 대하는지...남편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울 남편의 사과를 받아내고는(지금 생각하니 참 부끄럽네...) 그제서야.. '사실은 나 가정예배가 너무 힘들다. 너무 형식적인 거 같고 꼭 해야하는 숙제인 것으로 느껴지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아이들이 예배를 싫어하게 만드는 주범인 거 같아 두렵다고... 그런 와중에 남편이 그런 말을 해서 괜히 그 말 꼬투리로 잡고 화냈다고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싸움의 마무리 기도하는 중에 예배에 대해 내려놓지 않고 기도하지 않았던 것을 알고 그 부분도 낮아진 마음으로 기도하게 하셨다.
난 아직도 멀었다. 그래도 형식과 틀을 많이 깨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예배이기 때문에 순전히 내 쪽에서 내 의지로 내 노력으로만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고 여기고 애쓰고 있었다. 머리로는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데, 실제적인 내 의식과 삶 안에서 구체적으로 그것을 누리는 것이 왜 이리 어려운지......
아무튼 하나님께 나의 두려운 마음도 올려드리고, 아이들과 함께 하나님을 기쁘고 찬양하고 높이는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기도했다.
이런 얘기를 함께 나누는 호주로 이민 가버린 언니에게 전화 통화하다가 얘기하니, '그래... 너두 아이들 눈높이로 낮아진 마음을 갖고 예배해봐... 찬양할 때 한송이에게 뭐 두들길 수 있는 거 하나 쥐어주고...'
한 마디로 표현하면 열린 예배 컨셉이다..^^
그래도 두려움에 기도만 하고, 멈칫 멈칫하고 있는 중에 묵상하다가 모든 것이 다 갖추어질 때가 아닌 일단 예배를 시작해보라는 격려와 마음을 주셔서 시작했다.
첫 날 한송이는 소고를 영린이는 실로폰을 쥐어주었는데, 이 녀석들 서로 실로폰 하겠다고... ^^; 번갈아가며 실로폰 치게 해주고 울 한송이 18번 '만왕의 내 주께서'와 '주의 친절한 팔에 안기세'를 찬양하고 이야기 성경을 읽어주고 내가 기도 하고 끝.
두 번째 날부터 윤영린 피아노로 하고 싶다고 해서, 장소도 작은 방으로 옮기고 찬양하고 싶은 곡도 골라보라고 했다. 실로폰은 한송이 독차지......
저녁에 감사한 거 이야기하는 시간에 윤영린 '오늘 예배 너무 재미있게 드리게 해주셔서 감사해요'라고 말한다.
계속 더 깊은 지혜와 예배에 대한 사모함을 주셔서 아이들과 기쁨으로 올려드리는 하나님도 즐거워하며 받으시는 우리 가정의 예배가 되길 기도한다.
아무래도 리듬 악기 셋트와 그동안 마음만 먹고 있엇던 핸드벨을 구입해야겠다. ^^
왜 이리 글이 계속 길어지는 지 모르겠다. 아직 할 얘기가 더 남았으니.. 그건 또 다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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